엔칸토: 마법의 세계, 개인적인 한줄평과 별점 (스포 X)

2021. 11. 25. 22:34현재개봉작 별점과 한줄평

기적이란건 분명 있어.

단지 기적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을뿐이야.

 

별점 : 3.5 / 5

(제 기준 3.5점이 중간입니다.)


열렬한 디즈니빠(?)로서 정말 유치해보이는 영화가 아닌 이상, 웬만한 디즈니 영화는 다 챙겨보고 있다.

코코, 겨울왕국, 인사이드 아웃, 토이 스토리, 소울, 주토피아 등 내가 본 모든 영화를 통틀어서 손꼽히는 명작이라고 생각한 작품들 중에는 디즈니 작품들도 적지 않게 포함되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엔칸토'는 처음 포스터를 봤을 때, 사실 그렇게 큰~ 기대를 하진 않았다.

약간 뭐랄까, 어느정도 내용이 예상이 되는 느낌이지 않나?

가족이 나오고, 뭔가 노래와 춤이 나올 것 같고, 이런저런 갈등이 있을 것 같고...

그리고 이러한 예측은 크게 틀리지 않았다.

그냥 내가 이 영화에 기대했던 딱! 그 정도의 영화, 우리가 아는 그 디즈니스러운(?) 디즈니 영화.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3.5점은 정말 문자 그대로 딱 중간을 의미하는 점수다.

당신이 그냥 가볍게 디즈니 영화를 즐기고 싶다면 추천

내가 앞서 언급했던 디즈니 영화들을 기대한다면 비추천

딱 이 정도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마냥 춤추고 노래만 하고, 해피해피한 이야기만을 하는 영화냐?

그것은 또 아니다.

 

영화는 주로 '기적'과 '존재의 이유'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음식으로 사람을 치유하는 능력, 꽃을 피우는 능력, 엄청난 괴력, 날씨를 조종하는 능력 등

'기적'같은 마법을 부여받은 마드리갈 가족은 그 마법을 이용하여 마을 사람들을 돕고, 가족을 자랑스럽게 하는 것을 삶의 의미로 생각한다.

그 중에서 주인공인 '미라벨'은 유일하게 능력을 부여받지 못한 인물로서 특별하지 않아서 오히려 특별하게 보이는 역설적인 인물이다.

영화 '엔칸토'는 특별하지 않아 특별한 주인공 '미라벨'을 통해 관객에게 '진정한 기적은 무엇인지', '평범한 우리의 존재 가치는 무엇인지' 등

생각보다 묵직한 주제를 관객에게 던지고 있다.

그러한 주제를 남미 특유의 신나는 리듬과 댄스, 그리고 화려한 비주얼로 표현하고 있으니

눈과 귀를 매우 즐겁게 해주면서, 영화가 던지는 주제에 대해 관객들로 하여금 각자의 고찰을 하게끔 만드는 좋은 영화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캐릭터들이 너무 사랑스럽고 귀엽게 나온다.

주인공 '미라벨', 그녀의 사촌동생 '안토니오', 미라벨의 엄마 '훌리에타', 미라벨의 둘째 언니 '루이사' 등

일단 기본적으로 캐릭터 디자인 자체가 둥글둥글하고 귀여운데, 캐릭터들의 성격이나 매력이 너무나 사랑스러워서

영화를 보면서 속으로 'Awww....'싶은 순간들이 여럿 있었다.

내가 이래 보여도 귀여운 거에는 사족을 못 쓰는 인간인지라 그런 나의 취향을 제대로 맞춘 캐릭터들이었다.

무해하고 귀여운 사람들...

 

 

하지만, 분명한 아쉬운 점들도 존재한다.

첫 번째, 기억에 남는 음악이 없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음악하면 우리가 바로 떠올릴 수 있는 몇가지 음악들이 있다.

알라딘의 'A Whole New World', 라이온 킹의 'Circle of Life', 겨울왕국의 'Let It Go', 라푼젤의 'I See The Light' 등

디즈니는 글쓴이 본인을 포함하여 대부분의 디즈니 팬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명곡들을 많이 만들어 낸 음악 맛집이기도 하다.

'엔칸토'는 영화의 시각적인 화려함을 살려줄 수 있는 사운드, 성우들의 훌륭한 보컬, 어깨를 들썩거리게 만드는 멜로디 등

이번 '엔칸토'에는 분명 흥겹고 훌륭한 넘버들이 많이 나온다.

하지만, 뭔가 노래들이 되게 좋았고, 신났었고, 감정적으로 좋았는데... 솔직히 영화가 끝나면 딱 기억에 남는 노래가 없다.

뮤지컬 애니메이션이었음에도 기억에 남는 노래가 없다는 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두 번째, 갈등을 다루는 방식이 좀 얼렁뚱땅이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디즈니가 그렇듯 이 영화에도 등장인물들간의 갈등이 나온다. (이건 뭐 스포라고 할 수 없을 정도라고 생각한다)

근데 그걸 해결하는 과정이 나로서는 다소 이해가 안되는게 사실이다.

내가 정말 재밌게 본 '겨울왕국'을 예시로 들면, 등장인물들간의 갈등이 해소되는 과정이 충분히 납득이 가고, 그 과정에 관객에게 던지는 메세지가 아주 명확했다.

하지만 '엔칸토'는 뭐랄까... 그 갈등이 생기는 과정이나 그 갈등을 해결하는 과정이 아주 말끔한 느낌이 아니었고, 개인적으로도 완벽히 이해가 되진 않았다.

그냥 '아... 뭐 이런식으로 흘러가는구나' 싶은 정도?

그동안 기승전결이 매우 뚜렷하고, 관객을 확실하게 납득시켰던 과거의 명작들에 비교하자면 다소 아쉬움이 남는 전개임은 확실하다.

 

 

그럼에도 누군가가 나에게 '이 영화를 다시 볼 의향이 있나?'라고 묻는다면,

나는 'Yes'라고 할 것이다.

일단 영화 자체가 아주 흥겹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영화이기에 언제든 이러한 신나는 디즈니 영화가 보고싶어지는 날이 있다면,

또, 언젠가 내가 내 존재 가치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될 때, 내 자신을 부정하고 싫어하게 될 때,

나는 이 영화를 통해 위로받고, 기분 전환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해내지 못하면 난 가치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이 영화는

 

'넌 이대로도 완벽해'

 

라며 넌지시 위로하고 있었다.

 

 

 

 

 

(쿠키 X)

2021.11.25 CGV 일산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