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 디스패치, 개인적인 한줄평과 별점 (스포 X)

2021. 11. 19. 17:04현재개봉작 별점과 한줄평

이런 비주얼을 만들어내는 사람의 뇌는

도대체 어떻게 생겼을까

별점 : 3.5 / 5

(제 기준 3.5점이 중간입니다.)


후기에 앞서, 부끄러운 고백을 하나 하려한다.

'프렌치 디스패치' 이전에 나는 한번도 웨스 앤더슨 감독의 작품을 본 적이 없다.

(영화알못이긴 해도) 나름 영화 블로그를 시작하려 하는 사람으로서, 다소 부끄러운 고백이 아닐 수 없다.

영화에 관심이 정말 없는 내 주변 지인들도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본 사람이 많은데,

나는 언젠가 새벽에 그 영화를 초반 10분만 보고, 다음 날 일정을 위해 그냥 잠을 자버리고 그 이후로 보지 않았다.

그정도로 나는 영화라는 것에 대해 지독한 문외한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하하

그렇기에, 이번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이번 영화에서도 웨스 앤더슨의 기풍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그의 전작에 비해 이번 작품은 이러이러한 점이 아쉽다.'

'역시 내가 이래서 웨스 앤더슨의 팬이다!'

라는 전혀 신빙성 없는 표현을 할 수 없다.

하지만, 웨스 앤더슨 감독의 작품을 처음 본 사람으로서 그의 신작 '프렌치 디스패치'은 어떤 느낌과 감각으로 나에게 다가왔는지

더욱 가감없는 감상평을 할 수 있지 않나하는 조그마한 자기 위안을 하며 글을 써본다.

웨스 앤더슨의 전작을 한번도 본 적 없는 나조차도 분명히 알고 있는 그의 영화의 다양한 특징들이 있다.

'완벽주의적인 영상미와 비주얼', '정적인 카메라 워크', '다소 변태적(?)이라고 할 수 있는 섬세한 디테일', '그만의 독특한 유머' 등등

그를 표현할 수 있는 수식어는 실로 다양하기 그지없다.

뭐 내가 감히 그를 한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겠느냐만은, 확실히 그의 영화는 내가 그간 봐온 영화와는 확연히 다른 결을 갖고 있었다.

영화를 보는 107분동안 계속 내 머리 속에 맴돌았던 생각 하나가 있었다.

'이정도의 독보적인 비주얼이라면 내용이 어떻고, 주제가 어떻고 이런거는 신경이 안 쓰이네'

사실 영화 자체는 아주 심오하고, 깊이 있는 어떠한 주제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프랑스의 한 가상 도시에 있는 미국잡지사 '프렌츠 디스패치'의 편집장이 갑작스럽게 죽게 된다.

그렇게 마지막 발행본을 만들기 위해 최고의 저널리스트들이 한 곳에 모여 기사를 작성하게 되는데,

그 중, 감옥에 수감되어 있는 천재 화가, 학생운동을 주도하는 청년과 그 무리, 경찰청장 아들의 납치 사건

이 3가지의 에피소드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보여준다.

사실 이 3가지의 에피소드는 각각의 기사를 영상화하여 관객에게 재밌고 흥미로운 기사를 전달하는 것이지

각 에피소드에 엄청난 주제의식이 담겨 있지는 않다.

내가 영화에 대한 주관적인 별점을 남길 때, 나름의 여러가지 요소들을 고려하지만

대표적인 요소는 확고한 주제의식, 배우의 연기력, 연출 기법, '나'라는 개인에게 어떠한 울림을 줬는가 이 4가지 정도이다.

이 대표적인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나에게 충분한 만족감을 줬다면 4점 이상을 부여하게 되는데,

그런 점에서 사실 이 '프렌치 디스패치'는 배우의 연기력, 연출 기법에 대해서는 분명 만족스러운 영화였다.

일단 영상미로 유명한 '웨스 앤더슨'의 작품인데다가, 이 영화의 출연진을 한번 보라.

틸다 스윈튼, 애드리언 브로디, 레아 세이두, 티모시 샬라메, 마티유 아말릭, 프란시스 맥도맨드 등

한번쯤 이름을 들어봤거나, 당신이 외국 영화를 보다가 한번 쯤은 봤을 법한 배우들이 몽땅 다 나온다.

그런 영화에 대해 연기력을 논하는건 내 키보드의 배터리가 아까울 정도다.

하지만, 솔~직히 영화의 후반부(3번째 에피소드)부터는 약간의 피로감이 생겼던 것이 사실이다.

'프렌치 디스패치'보다 약 50분 정도 러닝타임이 더 긴 '라스트 듀얼: 최후의 결투'를 봤을 때는 전혀 이런 피로감이 없었던 것을 비교한다면,

단지 영화의 러닝타임 문제만은 아니었으리라 생각한다.

영화를 잘 아는 사람이건, 영화를 모르는 사람이건 러닝타임동안 영화에 집중하고 빠져들 수 있다면 당연히 좋지 않겠는가?

처음에는 아주 신선하고 독특하게 다가왔던 비주얼과 영상미가 3개의 에피소드동안 계속되면서 내 눈과 뇌에 다소 무리가 갔었던게 사실이다.

그렇기에 나는 이 영화에 대해서 (Good에 가까운) Not Bad 정도의 3.5점을 준 것이다.

하지만, 분명 이 영화는 내가 갖고 있던 영화에 대한 편협한 사고에 약간의 경종을 울려주었다.

'영화의 이런 요소, 저런 요소를 하나하나 다 따지기보다, 어떤 하나의 요소가 아주 매력적이고 명확하게 표현된다면

그 하나만으로도 영화는 충분히 박수받고,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겠구나'

글쎄, 글쓴이는 앞서 언급했듯이 영화 문외한이고, 더욱이 웨스 앤더슨이라는 감독에 대해서는 더더욱 아는 것이 없다.

그런 내가 영화의 주제가 어떻고, 피로감이 어떻고 하는 것 자체가 스스로 다소 우습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뭐 좀 모르면 어떠한가.

내가 느끼고 생각했던 점에 대해서 가감없이 표현하면서 이렇게 문외한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나만의 가치관을 확립하게 되는 것 아니겠는가.

그런 점에서, 나는 앞으로 웨스 앤더슨의 영화들을 감상할 생각이다.

프렌치 디스패치와 비교하여, 그의 전작들은 어떠한 차이점이 있는지, 사람들이 그렇게나 극찬하는 그의 철학과 가치관은 무엇인지 등

웨스 앤더슨이라는 감독과 그의 작품들에 큰 호기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웨스 앤더슨'의 '프렌치 디스패치'는 나에게 기분 좋은 호기심의 시작이 되는 작품이었다.

번외로, 영화 후반부에 나온 애니메이션 시퀀스는 가장 인상적이었인 부분이었다.

앞서 말했듯, 나는 영화의 후반부부터 약간의 피로함이 있었는데

음식물로 답답해져있는 속을 탄산음료가 뻥 뚫어주듯, 나에게는 이 애니메이션 시퀀스가 그러한 청량감을 주는 순간이었다.

단순히 실제 인물로 이 차량 추격을 표현했다면, 그냥 평범하게 지나가는 차랑 추격씬이었을텐데

이것을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하면서 관객에게 시각의 청량감을 제공하고, 영화에 새로운 색을 하나를 더 입히고, 감독의 유머러스함을 잘 보여주는,

글쓴이에겐 영화에서 가장 인상깊고, 기억에 남는 장면이 아니었나 싶다.

 

 

(쿠키 X)

2021.11.19 백석 메가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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