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1. 24. 16:56ㆍ현재개봉작 별점과 한줄평

정말 뻔한 로맨스를 뻔하지 않게 그려내니
달달하고 보기 좋네
별점 : 3.5 / 5
(제 기준 3.5점이 중간입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국내 영화를 매우 선호하는 편은 아니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이왕 선택할 수 있다면 국내 영화보다는 해외 영화를 더 선호하는 편이다.
특히 한국 로맨스 코미디는 뭐랄까... 이런저런 클리셰로 점철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런 점에서 '연애 빠진 로맨스'는 진부하지 않게, 가볍게 소화할 수 있었던 딱 내 취향의 로코물이었다.
이 이야기의 중심 매개체가 되는 것은 '데이팅 어플'이다.
데이팅 어플에 대해서 크게 부정적인 생각은 없지만, 이 영화는 좀 데이팅 어플이 비현실적으로 그려진다.
그도 그럴게... 아니 데이팅 어플을 사용했는데 나온 상대가 손석구, 전종서다?
그 어플은 벌써 구글스토어 1위 찍고, 유료 가입자 수도 폭발적으로 증가했을 것이다.
'아니 무슨 전종서 같은 사람을 저렇게 쉽게 만나? 참나 영화 참 비현실적이네 @#&$%!'
라는 지극히 장난스럽고 개인적인 잡념은 집어치우자.
사랑과 연애에 지친 두 인물 '자영'과 '우리'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데이팅 어플'을 사용하며 서로를 알게 되고,
실제로 만남을 갖게 된 둘은 범상치 않은 첫 만남 이후, 이런저런 일들을 함께 겪고, 많은 대화를 나누며 이상야릇한 감정을 나누게 되는,
그러한 두 사람의 관계의 발전, 미묘한 감정 변화를 영화는 중점적으로 그려낸다.
사실 이 영화 생각보다 웃기다.
영화가 웃긴 이유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예상치 못한 꽤나 수위 높은 섹드립(?)이 많이 나오기 때문인데,
어우 나는 이 영화가 생각보다 센 수위의 대사, 장면들이 나오는지 전혀 몰랐어서 그런가 순간 놀라면서도 웃기더랬다.
그래서 이 영화가 뻔하지 않다는 것이다.
해외 시리즈나 영화에선 '다소 높은 수위의 로코물'이 분명히 많지만 내 얕은 기억에 의하면, 국내 작품 중에서는 딱 떠오르는 작품이 없다.
너무 달달하거나, 가슴 절절한 로맨스는 '사랑'이라는 감정의 깊이를 집중적으로 탐구하고 보여주는데 탁월할 수 있으나,
그런건 사실 글쓴이 본인의 취향은 아니다.
가슴 찢어지는 사랑, 로미오와 줄리엣의 재림, 세상 달달한 로맨스도 물론 좋겠지만, 현실의 로맨스는 영화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지 아니한가?
어려운 취업, 치솟는 집값, 머리아픈 학업, 텅텅 빈 통장 등 현실의 우리는 오로지 '로맨스'에만 집중할 수 없는 인생이다.
허무맹랑하게 큰 아파트보다 소박한 원룸, 고상한 대화보다 노골적인 대화, 운명적 만남보다 현실적인 만남.
너무 아름다운 로맨스보다는, 실제 우리의 현실에서 일어나는 로맨스를 과하지 않게 잘 그려낸 그러한 로맨스를 글쓴이는 더 선호하는 편이고,
그것이 내가 이 영화를 재밌게 본 이유이다.
또한, 영화를 보면서 글쓴이 마음을 몇번인가 타격하는, 그런 찌릿한 대사들이 있었다.
이자카야에서 함께 술을 마시다 잠든 '우리'를 보며 '자영'이 내뱉는 '연애'에 대한 독백.
인생의 주인공이 되고픈 손녀 '자영'에게 나지막히 건네는 '자영 할머니'의 '인생'에 대한 덤덤한 고견.
이러한 대사들은 이 영화를 마냥 가볍고 유쾌하기만 한 흔해빠진 로코물로 만들지 않은 중요한 역할들을 하지 않았나 싶다.
물론 영화를 보면서 살~짝 100% 완벽하게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들도 없지는 않았다.
'자영'과 '우리'가 결정적으로 겪는 핵심 갈등, 이 갈등을 대처하는 둘의 과정은 글쎄... 현대 사회에서 일어나기는 다소 힘든 일이 아닌가 싶었다.
자세하게 말하면, 이건 스포가 될 수 있으니 자제하겠지만,
현실적인 연애를 그려내는 영화에서 그 갈등을 대처하는 과정이 약~간은 비현실적이다 하는 느낌이 들어 그 점은 유일하게 하나 아쉬운 점으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근데 뭐, 영화 속의 고상한 로맨스던, 현실의 솔직한 로맨스던
로맨스와 사랑이 뭐 항상 합리적이고, 이론에 근거하여 기계처럼 일어나는가?
사랑을 잘 모르는 이 글쓴이도 '사랑은 충동적으로 일어나고, 우리는 그 이유를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라는 것 쯤은 알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뭐 갈등이 어떻고 과정이 어떻고 그런 것쯤은 좀 부자연스러우면 어떠한가
로맨스는 항시 그러한 것 아니겠는가
'여기 안 외로운 사람 있어?'
우리는 모두 외롭지 않은 척하며 사실 조금은 외롭게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물론 외로운 것도 좋지만, 이런 영화 보면서 외로움 살짝 달래도 괜찮겠다.
(쿠키 X)

2021.11.24 CGV 일산
'현재개봉작 별점과 한줄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체이탈자, 개인적인 한줄평과 별점 (스포 X) (0) | 2021.12.05 |
---|---|
엔칸토: 마법의 세계, 개인적인 한줄평과 별점 (스포 X) (0) | 2021.11.25 |
프렌치 디스패치, 개인적인 한줄평과 별점 (스포 X) (0) | 2021.11.19 |
장르만 로맨스, 개인적인 한줄평과 별점 (스포 X) (0) | 2021.11.17 |
틱, 틱... 붐!, 개인적인 한줄평과 별점 (스포 X) (0) | 2021.1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