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의 피, 개인적인 한줄평과 별점 (스포 X)

2022. 1. 15. 00:37현재개봉작 별점과 한줄평

영화관에서 국어듣기평가를 할 줄이야

 

별점 : 3 / 5

(제 기준 3.5점이 중간입니다.)


2022년이 되어서 글쓴이가 본 2번째 국내영화였다.

사실 아주 큰 기대를 하고 본 영화는 아니었다.

아주 개인적인 견해로 '경관의 피', 그리고 앞으로 볼 예정인 '특송', '해적: 도깨비 깃발'의 포스터와 예고편을 봤을 때, 솔직히 글쓴이 본인이 아주 선호하는 그런 류의 영화라고 할 수는 없다.

뭐랄까... 다소 내용과 결말이 예측되는 양산형 영화라는 느낌을 개인적으로는 지울 수가 없었다.

의도치않게 그동안 해외영화를 국내영화보다 더 많이 봐온 사람으로서 올해에는 국가와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영화를 보자고 다짐했기에 다소 내 취향이 아닌 것 같더라도 영화를 보러 갔다.

 

그런 나의 낮은 기대에 비해서는 더 괜찮은 영화였다.

물론, 내가 예상한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영화였지만, 상당히 빠른 전개 속도와 흥미로운 내용으로 킬링타임으로는 분명히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별점이 평균 이하인 이유에는 몇 가지 이유가 존재하는데, 그 중 가장 큰 이유는 '음향' 문제이다.

당장 영화 포스터에 언급된 배우들을 보라

'조진웅', '최우식', '박희순', '권율', '박명훈' 이 중 데뷔가 가장 늦은 배우분의 데뷔연도가 2013년이다.

그만큼 오랜, 그리고 충분한 경력을 지닌 배우분들이 함께 나오는 영화에서 음향이 문제가 된다?

이것을 단순히 배우분들의 딕션 문제라고만 치부하기에는 분명한 어불성설이 있다.

단 한 배우만의 발음이 들리지 않은 것이 아니라, 영화 초반과 후반에 몇몇 배우분들의 대사가 명확히 들리지 않았던 점을 미루어 보았을 때, 영화 제작 과정에서 뭔가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닐까라는 영알못의 조심스러운 예측을 해본다.

근데 그 음향 문제가 영화에 온전히 집중하는데 꽤나 큰 장애물이 되었다는게 큰 문제다.

단순히 한 두마디의 대사가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면 그냥 뭐 단순한 해프닝 혹은 해당 배우의 사소한 발음 문제 정도로 가볍게 생각할 수 있었겠으나, 꽤나 여러 장면의, 두 명 이상의 배우들에게서 동일한 음향 문제가 발생한다면 그것은 음향의 퀄리티를 논의하기 이전에 영화의 퀄리티를 저하시키는 문제로 꽤나 심각하게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 제작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러한 외부적 요인으로 인해 영화 자체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경우는 흔하게 보던 경우는 아닌지라 분명히 큰 아쉬움이 생길 수 밖에 없었고, 그러한 점 때문에 높은 점수를 주지는 못하였다.

 

 

이러한 음향 문제를 차치하고 영화 내부적으로 얘기를 하더라도, 글쎄.. 아주 좋은 얘기만 할 수는 없을 듯하다.

앞서 말했듯이 개인적으로 이번 영화가 킬링타임용으로 더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말은 곧

'그렇게 깊은 주제의식을 보여주지는 못 한다' 혹은 '깊은 주제의식이 있다하더라도 그것을 명확하게 보여주지 못 한다' 라는 의미이다.

영화는 원칙주의자 경찰인 '최민재'와 수사를 위해서라면 다소 지저분한 방법도 마다하지 않는 경찰 '박강윤'의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주며 경찰이 지켜야하는 원칙이란 무엇인지, 범인을 잡기 위해서라면 다소 올바르지 못한 방법도 용인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관객에게 던진다.

영화의 소재와 인물의 감정 변화라는 측면으로 보았을 때, 뭐랄까 영화 '신세계'의 아주 라이트한 버전이라는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명확한 주제의식, 빼어난 몰입감, 배우들의 열연이 함께 어우러진 '신세계'와 비교했을 때, 이번 '경관의 피'는 분명 아쉬운 점이 너무나 많았다.

그럼에도, 중후반까지는 굉장히 빠른 전개 속도와 꽤나 흡인력 있는 연출은 생각보다 나의 이목을 사로잡는데 충분했다.

'어? 이 영화 불호가 좀 더 많던 것 같은데 왜지?? 이 정도면 영화 괜찮은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중후반부터 급격하게 늘어지는 전개속도와 그 전까지 장황하게 많이 뿌려놨던 떡밥들을 뭔가 급하게 회수하는 듯한 애매한 사건 진행은 그 전까지 영화가 유지하고 있던 충분히 빠르고 좋은 속도감을 다 죽이고, 영화의 사건이 뭐가 어떻게 얽혀있는건지 등 영화의 마무리가 아주 말끔했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영화를 보고 나서는 길에 내 앞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있던 세 남자가 영화의 후반부에 대해서

'아 그래서 마지막에 누가 이렇게 계획한거였지?', '어디까지가 계획한거고 어디까지가 아니었던거지?' 등의 이야기로 설왕설래가 이뤄졌던 것을 보았을 때, 비단 나만 이렇게 생각한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런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자 장점을 뽑는다면 단연코 '배우 조진웅의 압도적인 존재감'이다.

선인지 악인지 색깔이 불분명한 경찰을 연기한 그는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문자 그대로 '압도'적인 존재감과 카리스마를 보여준다.

일단 그냥 너무 멋있다.

배우 자체의 신수가 훤칠할뿐더러 그가 맡은 캐릭터가 세련되고 부티있는(?) 모습으로 나오기 때문에 '경관의 피'에서의 '조진웅' 배우님은 비주얼부터 상당히 매력적인 모습으로 나온다.

시종일관 멋있는 캐릭터로 나올 뿐만 아니라 연기력이라는 부분에서 봤을 때에도 영화의 모든 배우분들 중 가장 그 캐릭터에 몰입하여 실제 그 인물과도 같은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점을 미루어 보았을 때, 예상컨대 대부분의 관객들은 '조진웅' 배우님을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봤을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다른 배우분들도 좋은 배우분들이고 충분히 좋은 연기력을 보여주셨지만, 배우 '조진웅'이 보여주는 존재감과 무게감은 음향 문제가 있었음에도 '경관의 피'라는 영화를 충분히 괜찮은 영화로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당신이 가족, 연인과의 데이트나 친구와의 킬링타임으로 가볍게 볼 영화가 필요하다면 '경관의 피'는 분명 괜찮은 영화이다.

하지만, 뭔가 무거운 주제의식을 매력적으로 보여주는 영화, '신세계'와 같은 영화, 정말 퀄리티 있는 경찰영화를 기대한다면

글쎄, 솔직히 나는 추천하지는 못할 듯하다.

 

 

 

(쿠키는 없다.)

2022.01.14 CGV 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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