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2. 10. 04:33ㆍ현재개봉작 별점과 한줄평
추리물과 드라마를 맛있게 섞어보려다
이도저도 아닌 음식이 나와버렸어
별점 : 3 / 5
(제 기준 3.5점이 중간입니다.)
실로 오랜만에 극장에서 영화를 본 듯하다.
최근 개인적인 사정으로 극장에 갈 물리적, 심리적 여유가 없어서 개봉한지 다소 시간이 지난 '해적: 도깨비 깃발', '킹메이커'도 아직 못 봤다.
어느정도 해결이 된 후 다시 본격적으로 극장에서 상주하며 여러 영화를 보려한다.
오랜간만의 첫 영화로서 선택한 영화는 '나일 강의 죽음'이었다.
소설 원작을 읽어본 적도 없고, 이전작인 '오리엔탈 특급 살인'은 본 지가 너무 오래 됐기에 단순하게 이번 영화만 가지고 얘기를 하려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영화는 실망스러웠다.
이번 영화는 기본적으로 추리물 장르를 바탕으로 깔고 거기에 드라마적인 요소를 더하여 사건과 인물들에 입체감을 부여하고 더욱 풍성한 내용을 전달하려 한 듯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번 영화를 봤을 때, 한 그릇에 대책없이 뒤섞여서 나온 짬짜면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추리물이면 추리물, 드라마면 드라마 하나에 더 집중했다면 오히려 더 몰입하여 영화를 볼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선택과 집중을 제대로 못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각 장르를 따로 떼어서 봤을 때, 먼저 추리물은 추리물로서의 매력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NCIS, CSI, 명탐정 코난 등과 같은 추리물을 아주 좋아하는 어머니 아래서 다양한 추리물을 접하면서 자라온 필자는 추리물 광팬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분명 많은 추리물을 봤다고 얘기할 수는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영화의 추리물로서의 매력은 개인적으로 거의 없었다.
보통 추리물을 표방하는 장르는 그 플롯이 다른 장르에 비해서 단순한 구조일 수 밖에 없다.
탐정과 그 주변인물들의 평범한 일상 -> 갑작스러운 사건 발생 -> 추리 진행 -> 사건 해결
우리가 흔히 봐오던 추리물의 구조 아닌가?
이런 뻔한 추리물의 구조에서 참신하고 재밌는 캐릭터, 예상 밖의 사건 전개, 흥미로운 범행 방식, 예상치 못한 반전 등 극의 재미와 흥미를 더하는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영국 드라마 '셜록'의 경우에 캐릭터의 개성이 아주 뚜렷할 뿐만 아니라 사건과 범행, 해결과정에서 참신한 연출을 사용하고 놀라운 반전을 선사하는 등 추리물로서 전 세계 많은 팬들을 사로잡은 이유가 여럿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영화는 그저 평이하게, 큰 놀라움 없이, 그저 그렇게 사건이 발생되고 해결된다.
다른 추리물이 그러하듯 사건이 발생하고, 다양한 용의자가 있고, 그것을 추리하는 과정은 존재하지만 그 과정이 전혀 흥미롭지 않게 전개된다는 점은 추리물로서 큰 단점이 아닌가 싶다.
또한, 드라마로서의 매력 또한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영화에서 내내 언급되는 하나의 핵심 주제가 나온다.
사랑.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어떤 행동까지 할 수 있는가'라는 다소 철학적인 질문을 영화는 끊임없이 관객에게 던진다.
사랑을 이야기하기 위해 영화 속 다양한 인물들은 서로 사랑하거나, 척애하거나, 질투하고, 시기한다.
하지만, 그렇게나 범람하는 다양한 사랑 속에서 사랑에 대한 고찰이 영화에서는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모르겠다.
굳이 필요했나 싶은 설정과 장면들이 꽤나 여러번 나오고, 흥미로운 떡밥 또한 여러번 나오지만 그것이 이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무슨 의미가 있던 것인지, 그래서 그 사랑을 통해서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하는 부분들이 있었다.
또, 그러한 드라마적인 연출을 위해서 추리물로서의 전개가 너무 늘어지고 지루해지는 부분은 추리물로서, 그리고 드라마로서 이번 작품이 얼마나 엉성하게 섞여있는지를 보여준다.
추리물의 매력을 다소 포기하더라도 드라마적인 요소를 더욱 부각시키고 싶었다면 사건과 '사랑' 사이의 연관관계를 더욱 뚜렷하게 하고, 개연성을 제대로 부여했다면 뭐... 추리물로서는 아쉽지만 드라마로서는 충분히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이도저도 아닌 느낌이었다.
이런 단점들이 너무 크게 다가왔기 때문에 사실 2.5점을 줄까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럼에도 결국 최종적으로 0.5점을 더 추가한 이유는 정말 순전히 '오락영화'로서는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 불분명한 기억에 의하면, 추리 장르의 영화는 꽤나 오랜만에 본 듯하다.
그런 점에서 추리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영화의 좋고 나쁨을 떠나서 가뭄 속 단비처럼 아주 반가운 소식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사건이 발생하여 그것을 추리해나가는 과정 그저 그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분명히 괜찮은 작품이 될 것이다.
또, 영화의 영상미와 배우들의 호연 또한 분명히 칭찬하고 넘어가야할 부분이다.
나일 강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뛰어난 영상미와 더불어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는 연출의 엉성함에도 그래도 영화를 즐겁게 관람할 수 있는 분명한 요인이 되었기 때문에 이 영화가 '오락영화'로서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오직 '오락영화'로서 가볍게 즐기기에는 전혀 무리가 없고 불편한 점이 없는 영화이기에 2.5점은 다소 가혹하다 판단하여 3점을 줬지만,
아마 사람에 따라서 더욱 냉정한 평가를 내리는 경우도 꽤나 빈번하게 일어나지 않을까하고 조심스럽게 예측하며 이번 포스팅을 마무리한다.
(쿠키는 없다.)
2022.02.09 CGV 일산
'현재개봉작 별점과 한줄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리코리쉬 피자, 개인적인 한줄평과 별점 (스포 X) (0) | 2022.02.15 |
---|---|
어나더 라운드, 개인적인 한줄평과 별점 (스포 X) (0) | 2022.02.12 |
특송, 개인적인 한줄평과 별점 (스포 X) (0) | 2022.01.21 |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개인적인 한줄평과 별점 (스포 X) (0) | 2022.01.17 |
경관의 피, 개인적인 한줄평과 별점 (스포 X) (0) | 2022.0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