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5, 개인적인 한줄평과 별점 (스포 X)
멋있는 배우들에 멋없는 액션 향 첨가
평점 : 3 / 5
(제 기준 3.5점이 중간입니다.)
'해적: 도깨비 깃발'을 보고 몇 시간 후 바로 '355'를 관람했다.
개인적으로는 해적보다 더 많은 기대를 하고 본 영화였다.
일단 영알못인 필자도 한번 쯤은 영화에서 본 적이 있거나, 들어본 적이 있는 아주 매력적인 5명의 여배우가 한꺼번에 나온다?
이건 못 참지
영화를 보고나서도 사람들의 평가보다 그렇게까지 별로인 영화라는 생각까진 안들었다. (해적을 보고 나서 그런가)
오락영화로서 충분히 가볍게 즐길 수 있었고 다섯 배우들의 다양한 매력을 즐기기에 나쁘지 않은 영화였다.
하지만, 이 정도의 배우들을 총출동시켰음에도 '나쁘지 않은 영화'를 만들었다는건 절대 칭찬은 아닐 것이다.
이 영화의 감독은 '사이먼 킨버그'라고 한다.
필자는 사실 잘 모르는 감독인데 이미 영화팬들 사이에선, 특히 '엑스맨' 시리즈의 팬들에게는 아주 악명이 자자한 감독인 것 같더라.
'엑스맨: 다크 피닉스'에서 가히 엄청난 연출력(?)을 보여주며 수많은 평론가들과 리뷰어, 팬들에게 어마어마한 혹평을 들었다고 한다.
필자는 아쉽게도 '엑스맨' 시리즈를 한번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영화와 감독에 대해 더 자세한 이야기를 할 자격이 없긴 하지만 이정도로 혹평 세례를 받은 사례를 본 것이 최근 몇 년간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
이번 '355'는 그런 감독의 영화다.
글쎄, '엑스맨: 다크 피닉스'에 비해 얼마나 더 발전한건지, 퇴보한건지 개인적으로는 잘 모르니 그냥 '355' 영화만 딱 놓고 본다면, 분명 연출이나 스토리가 돋보인 영화는 결코 아니었다.
오로지 영화는 다섯 배우의 매력으로만 오로지 끌고 가는 듯한 모양새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이 영화는 '어떠한 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우연히 모인 각기 다른 나라와 비밀단체의 다섯 요원들이 힘을 합쳐서 악당에게 맞선다'라고 아주 간략하게 정리할 수 있는데, 솔직히.... 좀 뻔하다고 느껴지지 않는가?
그렇다, 실제로 영화는 다소 뻔한 스토리라인으로 이뤄져있고, 영화 내내 크게 색다른 연출을 보여주거나 엄청난 반전을 보여주거나 하는 것도 사실상 없다.
그럼에도 사실 필자는 이 영화에서 엄청난 스토리와 연출을 기대하고 간 것은 아니었다.
그냥 가볍고 신나게 즐길 수 있는 액션첩보영화를 소비하고 싶었기에 멋있고 호쾌한 '액션'이 있었다면 나로선 이 영화를 볼 가치가 충분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액션영화로서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있었다.
'멋'이 없다는 것이다.
'액션'이라는 장르에 대해 문외한인 필자가 보더라도 액션이라기보단 액션'놀이'에 가까웠다.
이건 배우들의 문제라기보단 그냥 영화를 제작하는 사람들이 액션에 대해 제대로 신경쓰지 않고, 너무 쉽게 생각하고 만든 느낌이랄까?
'아니 이정도로 배우들이 멋지고 근사한데, 액션을 좀만 더 신경써서 제작했다면...'이라는 생각이 영화 내내 필자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이 배우들이 너무 아까웠다는 생각만 들었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후속작을 낼 수도 있다는 암시를 영화에서 보여주는데, 연출과 스토리를 더욱 매력있게 만들 수 있고, 좀 더 액션에 많은 투자를 할 수 있는 감독과 제작자들이라면 이 배우들은 그야말로 최고의 재료들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만약 후속작이 나온다면 이 똑같은 배우들을 이용하여 훨씬 더 세련되고 흥미로운 영화를 만들어주길 바란다.
(그럼 일단 감독부터 바꿔야....)
그럼에도 이 영화가 그렇게 별로이진 않았던 이유는 그야말로 온전히 배우들 덕분이었다.
'제시카 채스테인', '페넬로페 크루즈', '루피타 뇽오', '다이앤 크루거', '판빙빙'
무슨 역할을 맡겨도, 무슨 옷을 입혀도, 무슨 언행을 해도 멋있을 것 같은 이 다섯 배우들은 영화 내내 '우리 앞으로 계속 대놓고 멋있을 거예요'라고 말하듯 첩보로서 멋있는 모습들을 계속해서 보여준다.
아름다운 드레스를 입거나, 악당들을 때려잡거나, 중간중간 다소 오그라드는 제스쳐를 한다거나 등 너무 대놓고 멋있음을 보여주는게 다소 뻔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차라리 이렇게 기본적인 첩보로서의 멋을 챙기는게 필자는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킹스맨' 시리즈의 경우, 첩보물로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B급 감성을 대놓고 표방하면서도 아주 멋있고 세련되게 액션영화를 잘 만들어내지 않았는가? 누가 봐도 멋있을 것 같지 않았는데, 너무 멋있어버리니 많은 팬덤이 생기는건 시간문제였다.
이러한 '킹스맨'과 비슷하지만 아쉬웠던 영화로 '건파우더 밀크셰이크'를 꼽을 수 있겠다.
사실 이번 '355'와 비슷한 영화로 '건파우더 밀크셰이크'가 바로 떠올랐었는데 이는 두 영화 모두 여성 주인공을 필두로 한 액션영화이기 때문이다.
근데 대놓고 멋있음을 보여주려는 '355'와 다르게 '건파우더 밀크셰이크'는 '킹스맨'처럼 B급 감성을 보여주기도 하고, 정제되고 세련된 액션을 보여주려고 하는데, 필자는 솔직히 '건파우더 밀크셰이크' 영화가 멋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영화의 비주얼이나 액션, 언행들은 멋있으려고 하는데, 아예 대놓고 멋있으려는 분위기가 아니라 약간 B급 감성에서 멋있으려고 하다보니 이도저도 아닌, 오히려 하나도 멋있지 않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었다.
그런 점에서 '355'는 물론 아주 멋있는 액션영화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건파우더 밀크셰이크'보다는 아예 그냥 대놓고 멋있음을 드러내면서 영화를 전개하는게 조금은 더 낫다고 생각했기에 3.0점을 부여했다.
(참고로 필자의 '건파우더 밀크셰이크' 별점은 2.5점)
그렇기에 솔직히 같은 날 봤던 '해적: 도깨비 깃발'보다는 분명 더 나은 영화이고, 이전에 봤던 비슷한 류의 영화인 '건파우더 밀크셰이크'보다도 나은 영화이지만 정말 시원한 액션,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기대하고 '355'를 볼 생각이라면.... 솔직히 그런 기대는 그만두시길 바란다.
그냥 아주 가볍게 소비할 수 있는 액션첩보영화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고 본다.
(쿠키는 없다.)
2022.02.20 메가박스 백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