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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코리쉬 피자, 개인적인 한줄평과 별점 (스포 X)

평론가 코스프레 2022. 2. 15. 00:53

끊임없이 방황하고 우회하면서도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사랑 한 조각

 

별점 : 3.5 / 5

(제 기준 3.5점이 중간입니다.)


영화관에서 아직 개봉하지 않은 영화를 본 것이 영화 블로그를 시작하고 처음인 것 같다.

또, CGV에서 정기적으로 하는 '이동진의 언택트톡'을 통해 영화를 관람한 것은 처음인데

오...내 예상보다 훨씬 유익한 시간이었다.

티켓값은 일반 영화값보다 좀 더 부담이 되긴 하지만...

지갑에 여유가 되는 한에서 앞으로 계속 이런 특별상영으로 관람을 해야겠다 싶었다.

이동진 평론가님뿐만 이날 다른 평론가님들이나 배우분들이

직접 참여하는 평론이나 GV, 시사회 등에 참여해본 경험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런 경험이 새롭고 신기하기도 하지만, 확실히 그냥 영화만 볼 때와는 다르게

필자보다 더욱 전문적인 사람으로부터 다양한 정보와 해석, 감상평을 듣노라면

영화를 다시 한번 곱씹으면서 영화에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단물을 모두 흡수할 수 있는 것 같고,

이런 과정을 통해 나도 조금이나마 여러가지 분야에 대한 견문을 넓힐 수 있지 않을까하는

희망 섞인 기대를 할 수 있게 되는 듯 하기 때문이다.

자, 이쯤에서 영화와 관련없는 서론은 각설하고 '리코리쉬 피자'에 대한 간단한 감상평을 남겨보고자 한다.

 

이 영화는 알고 있으면 영화를 더욱 풍부하게 즐길 수 있는, 영화와 배우들에 대한 소소하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다.

기본적으로 이 영화는 감독 PTA가 각본을 모두 집필했다.

감독이 실제로 자랐던 동네인 샌 페르난도 밸리에서의 경험과 추억, 그리고 유명 영화제작자 '게리 고츠먼'이 감독에게 해주었던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결합하여 만들어진 영화가 이 '리코리쉬 피자'이다. (그래서 남자주인공의 이름 또한 '게리'이다)

 

또한, 영화에 나오는 배우들 또한 감독과 실제 인연이 있다.

영화에서 '게리 발렌타인'으로 나오는 '쿠퍼 호프만'과 '알라나 케인'으로 나오는 '알라나 하임'은

이번에 처음으로 연기에 도전하였는데,

'쿠퍼 호프만'은 PTA 감독과 인연이 아주 깊은, 지금은 유명을 달리한 배우 '필립 시모어 호프만'의 실제 아들이고,

'알라나 케인'은 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 쯤은 들어봤을 법한,

또한 PTA가 그들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한 적도 있는 미국의 3인조 자매 밴드 '하임'의 막내 기타리스트이다.

(그래서 여자주인공의 이름은 실제 이름과 같은 '알라나'이다) (알란의 가족들 또한 영화에 단역으로 출연한다)

영화에 나오는 단역 중에는 감독의 실제 아내와 딸이 출연하기도 한다.

 

이렇게 영화 전반에는 실제 감독이 자라왔던 곳을 배경으로, 실제 여러 인물들이 보고 경험했던 일들을 바탕으로, 감독과 다양한 인연이 있는 배우들과 함께 영화를 만들며 영화에 현실성을 진하게 부여하고, 영화를 보면서 관객들도 1970년대 샌 페르난도 밸리의 여름날을 함께 공유하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

 

 

근데, 사실 이러한 사전 정보들은 영화를 즐기는 데에 전혀 필수적이지는 않다.

사전 정보 전혀 없이 영화를 봤던 필자도 즐겁게 영화를 보지 않았는가

그 말은 즉, 영화는 어떤 특정 지식과 정보가 있어야만 즐길 수 있는 어려운 영화가 아니라는 뜻이다.

15살이지만 자신만의 사업을 운영하고 아역 배우 일도 하는, 자존감과 주관이 매우 뚜렷하고, 세상에 재밌는 것이 너무나도 많은 '게리 발렌타인'

25살이지만 자신이 무엇을 하고싶은지 모르고, 여전히 자신의 주관 또한 뚜렷하지 않고, 죽지 못해 살아가는 '알라나 케인'

나이와 성격 모든 것이 정반대인 두 사람은 학교 졸업앨범 촬영 스탭과 학생의 사이로 처음 만나 인연을 갖게 되고, 서로에게 분명한 사랑을 느끼지만 둘 사이에는 다양한 문제들이 존재한다.

 

먼저, 둘은 나이 차이가 10살이나 난다.

45살, 35살의 10살 차이와는 다르게 25살과 15살은 성인과 미성년자라는 법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알라나'는 '게리'에게 분명한 사랑을 느낌에도 다소 거리를 두거나, 확실한 표현을 하지 않는다.

또한, '게리'는 '알라나'를 처음 봤을 때부터 그녀의 자신의 운명의 상대라는 것을 바로 직감하고 그녀에게 능청스럽고 저돌적으로 자신을 어필하고그녀와의 데이트까지 얻어내면서 좋은 감정을 교환하지만, 그 사랑의 가치를 진정으로 깨닫기에는 아역배우 활동, 물침대 판매, 핀볼 게임장 운영 등 사랑 말고도 이 세상에 즐거운게 너무나 많은 소년이다.

그렇기 때문에, '알라나'에게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며 다른 관심사에 더 몰두하는 모습을 보이며 그녀와의 관계로 똑바로 전진하지 못한다.

서로 상대에게 분명한 호감을 느끼지만 이러한 여러가지 장벽들로 인해 끊임없이 둘은 우회하거나 방황하면서 여러가지 일들을 겪으며 결말에 다다르게 된다.

이렇듯, '리코리쉬 피자'는 꽤 단순한 방향으로 진행되며 그 과정에서 아주 복잡하고 어려운 감정과 은유가 사용되는 그러한 어려운 영화는 아니다.

 

뭔가 이렇게 말만 들으면 '음? 그래서 이 영화가 다른 로맨스 영화랑 다른게 뭔데?'라고 물어본다면,

필자는 '이 영화는 그냥 사랑이야기라기 보단 사랑형 성장이야기같아'라고 대답할 것이다.

아주 온전히 사랑이야기에만 집중하는 영화를 기대한다면 '리코리쉬 피자'는 적합한 영화는 아니다.

둘 사이의 사랑이라는 감정을 기반에 두고 영화는 두 사람이 어떻게 성장해나가는지, 가치관을 어떻게 만들어나가는지 등을 보여주고 있다.

그 과정에서 노출되는 70년대 미국 샌 페르난도 밸리의 배경과 다양한 음악, 개성 뚜렷한 캐릭터들과 엮이는 다양한 사건들은 그 시대에 그 지역에 살지 않았던 관객들에게도 충분한 현장감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특히, 영화의 조연으로 나온 '숀 펜'과 '브래들리 쿠퍼'의 존재감은 정말 대단했다.

연기 경험이 전무한 두 주연배우와 달리 영화계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두 대배우는 이 영화에서 사실 명성에 비하여 짧은 분량만을 소화한다.

그럼에도 주연 캐릭터 다음으로 혹은 그 이상으로 가장 인상적으로 영화에서 기억에 남는 캐릭터는 두 배우가 연기했던 캐릭터들이다.

두 청춘남녀의 사랑이야기가 다소 지루할까봐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저 두 배우를 믿고 그런 걱정은 안해도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영화에 개인적인 아쉬움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 '리코리쉬 피자'를 PTA 감독 영화 중 가장 대중적인 작품이라는 평을 하고 있다.

분명 영화가 흡수하기에 어렵지 않다는 것은 하나의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게 아쉬운 점이기도 한 것이다.

영화에 나오는 여러 사건들이나 진행 방향이 꽤 평면적이기에 관객 입장에서 그것을 그저 따라가면서 즐기는 것은 좋지만 조금 더 인물 간의 성장과 갈등에 대해서 심도있게 다루거나 '방황'이라는 점을 더욱 구체적으로 표현했다면 '사랑형 성장이야기'로서 영화의 주제를 관객들이 더욱 인상깊게 받아들일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개인적으로 약간 있었다.

조~~금은 더 진지하거나 복잡한 감정선을 보여줄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럼에도 나로서는 PTA감독의 첫 입문작으로 이 영화를 보게 된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뭐 로맨스영화가 그렇게 복잡하고 다양한 이야기들을 할 필요가 있겠는가

필자로서는 로맨스영화가 너무 다양한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두 주인공간의 감정, 시간에 따른 변화를 얼마나 관객에게 매력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지를 보여줄 수 있다면 충분히 좋은 영화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점에서 '리코리쉬 피자'는 그 요건을 충분히 충족하고도 남는다고 생각한다.

PTA의 가장 대중적이라고 평가받는 영화가 이정도라면, 감독 필모그래피 중 걸작이라고 꼽히는 '마스터', '부기 나이트', '팬텀 스레드'같은 영화는 어떨지 정말 기대가 된다.

넷플릭스에는 '팬텀 스레드'밖에 없던데... 나머지 두 영화를 볼 수 있는 방법을 하루빨리 강구해봐야겠다고 생각하면서 포스팅을 마무리한다.

2022.02.13 CGV 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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